Posted by December 31 2017 / 회고
2017년 회고
Updated on March 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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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이 하루 남은 오후, 나도 처음으로 회고라는걸 적어보겠다고 카페에 와서 노트북을 폈다.

일본, 대만 여행

후쿠오카는 2015년 12월 마지막 주에 다녀왔지만 거의 2016년 여행이나 다름없어서 포함했다.
신혼여행 이후 사랑하는 아내와 처음 가는 해외 여행은 기대와 설렘만으로도 충분히 100점짜리 여행이었다.
2박 3일이라는 짧은 일정에 뚜벅이를 너무 길게 해서 아내 무릎에 염증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 외 모든 면에서 완벽한 여행이였다.

그 후로 3개월 뒤인 3월에 대만 여행을 다녀왔다. 일정은 일본 여행때 얻은 교훈을 따라 3박 4일로 계획했고, 일본 여행때 부족했던 준비들을 보완해서 계획도 좀 더 꼼꼼하게 짰던 것 같다.

해외 여행을 두번정도 다녀오니까 해외여행에 대해 두려움은 완전히 없어진 듯하다. 그리고 역시 여행은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을 할 수 있고,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인 것 같다.

7~8월에는 베스트 프렌드를 만나기 위해 뉴욕 여행도 기획 했지만 엄청난 가격의 항공권 가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잠정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PS4

85D 개발자 친구들의 뽐뿌로 3개월 동안 용돈을 아껴서 모은 돈으로 PS4를 구매했다.
어렸을 때 했던 추억의 메탈기어솔리드를 다시 만났을때 그 흥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게임기 샀다고 매일 게임기 앞에서 살진 않았다.
항상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한가한 시간에만 온전히 게임을 즐겼다.
아내도 게임을 할 때는 별다른 말은 없다. 그만큼 내가 알아서 잘 한다는 의미겠지..

퇴사

2년간 근무했던 회사를 퇴사했다.
퇴사하는 날에 처음 입사했던 날의 내 모습이 생각났다. 이 회사는 내 첫 번째 이직이었고, 새로운 서비스와 다양한 일을 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득했고, 열심히 배워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넘쳤다.
돌이켜보면 참 열심히 일은 했는데 욕심과 간절함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었다.
1년 정도는 묵묵히 주어진 일만 했는데 잠시 망설이는 사이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 후 1년도 그전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변화를 주고 싶어서 함께 하는 동료들과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었다.
jQuery 로 된 반복된 코드들을 줄여보고자 Javascript 함수 스코프를 활용해서 최대한 모듈화 하려고 했고, AngularJS로 다시 개발 해보려고 공부도 참 많이 했다.
PHP가 여기저기에서 많이 얻어맞고 다녀도 어짜피 우리는 PHP를 써야하니까 그럴거면 차라리 제대로 잘 써보자며 Modern 한 PHP가 되기 위해 했던 시도들.
당장 TDD는 어렵더라도 할 수 있는 부분부터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려고 했고, 함께 일 할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해서 이를 위한 첫 번째 과제는 깨끗한 코드라고 생각했다. 우리 파트에 새로 입사한 개발자 두 명과 클린코드 스터디를 하면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클린코드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과 원칙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능력이 부족했던 탓일까 내가 생각하는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진전이 없었고, 그 과정에서 부딪히는 문제와 갈등들이 점점 자신감을 떨어뜨렸고 실망감만 늘어날 뿐이었다.

이 당시에 나라는 사람을 생각해보면 참 애매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보다 조금 더 열심히 하는 척만 하면서 더 잘하기를 바랐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처럼 보였지만, 주변 사람들로부터 상처도 많이 받는다.

이직

평소에 친분이 있던 분을 통해서 입사를 제안받았다. 지인의 추천을 통해 회사를 들어가게 어떤 면에서 조금 수월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일차적으로 나를 대신 증명 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함께 일 해본 적이 없는 이상 그 증명이 정확하다고 할 수 없다. 나 자신은 내가 증명해야 한다.

내가 입사하던 7월은 회사에 정말 중요한 시기였다. 정차 없이 최고 속도로 달리고 있던 기차에 매달리듯 탑승했다.
당장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부터 해나갔고, 개발 규모나 촉박한 일정에 비해 일손이 부족한 곳을 먼저 서포트했다.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Typescript와 Angular를 처음 공부해서 그날 바로 코딩을 했다.
Python은 기본기는 나름 잘 되어 있다고 생각했고, Django 도 기본 사용법은 알고 있는 상태여서 API 개발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
입사 후 두 달 동안 최선을 다해 달렸다. 이렇게 하드하게 일해 본 적이 없는 내게는 사실 신나는 경험이었다.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 얻을 자유와 성취감을 떠올리며 동료들과 함께 달렸다.
하지만 우리는 목표한 일정에 원하는 결과물은 내놓을 수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실패 원인은 우리는 우리를 너무 과대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패 후 며칠 동안은 정말 막 입사했을때 보다도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회사 가면 뭘 해야 할지 몰랐다. 대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두려움과 함께 고생했던 다른 부서 사람들에게 기대했던 결과를 안겨주지 못한 미안함이 들었다.

뭐라도 해야겠다고 싶어서 팀원 3명과 파이썬 도서 리뷰 스터디도 했다. 우선 정주행을 최우선 목표로 했고, 파이썬 기본기를 탄탄히 다져서 제대로 써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예상보다 스터디 준비하는 데 많이 시간을 투자하게 되었고, 그 결과 얻는 것도 많았다.

얼마 전부터 우리는 다시 달려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이번에는 반드시 종착역에 도착하리라 자신한다.

독서

  • Modern PHP (100%)
  • 실전 프로젝트로 배우는 AngularJS (70%)
  • TCP/IP 쉽게 더 쉽게 (100%, 2회)
  • 그림으로 공부하는 IT 인프라구조 (100%)
  • Clean Code (80%)
  • 서버/인프라 엔지니어를 위한 DevOps(40%)
  • 팀을 위한 Git (50%, 3회)
  • 후니의 쉽게 쓴 시스코 네트워킹(10%, 2회)
  • 파이썬 코딩의 기술(100%)
  • 앵귤러 첫걸음(40%, 현재 진행중)
  • 투 스쿱 오브 장고 (30%, 현재 진행중)

2018년은 어떻게 살 것인가?

  • 블로그
    이 회고를 적으면서 느낀 건 역시 난 글을 잘 못 쓰는 것 같다. 그러니까 괜히 멋있는 척 하지 말고 많이 남겨보자!
    얼마 전 85D 송년회 때 나온 아이디어로 매달 1개씩 블로그를 작성하고 메타블로그를 만들어서 모아서 공유하기로 했다.

  • 개인 프로젝트/서비스 만들기
    이 목표는 매년 초에 계획했지만 결국 한 번도 완수하지 못했다. 결국 아이디어가 없다는 핑계 때문인데 일단은 개인 큐에 쌓아둔 것부터 클리어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겠지.
    회사 일만 해서는 절대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험은 나 스스로 만들어갈 수밖에 없다.

  • 배드민턴 C조
    솔직히 개발보다 배드민턴을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 사실 근거없는 자신감이다.
    하지만 올해는 나랑 잘 맞는 파트너와 남복 D조 우승과 아내와 함께 혼합 복식 출전이 목표다!

  • 독서
    너무 개발 서적 위주로만 읽었던 것 같다.
    올해는 매달 기술서적 1권, 그 밖에 역사/인문/소설 1권씩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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